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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원인이 유전이어도 '대책' 있어

지모프 2014. 2. 3. 09:47

탈모 원인이 유전이어도 '대책' 있어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회사원 한(33) 씨는 부쩍 심해진 탈모 증상으로 인해 최근 아침마다 거울 앞을 지키는 시간이 길
어졌다. 1년 전만 해도 부서 내에서 훈남으로 불리던 그였지만 날이 갈수록 앞머리가 휑해지는
자신을 볼 때마다 한숨이 깊어진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유명한 탈모 카페에 가입해 회
원들과 탈모 정보를 교류하며 탈모에 좋다는 여러 제품들도 써 봤지만 눈에 띄는 효과를 보지 못
하고 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할
뿐이다.

국내 탈모 인구 1000만 명을 육박하는 가운데 탈모 관련 정보 또한 방대하다. 그러나 한씨의 사
례처럼 많은 탈모 관련 정보들 속에서 정확한 정보를 찾기란 쉽지 않아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기준으로 자신의 탈모 진단과 치료법을 결정해 증상이 오히려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탈모 치료가 시급함에도 올바른 치료법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 고민이 큰 탈모인들을 위해 일
산 오킴스피부과 조항래 원장에게 3단계 탈모치료법을 들어봤다.

1단계. 탈모가 의심된다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한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피부과 질환으로 최근에는 서구식 식습관과 스트레
스 등 환경적 요인으로 탈모의 시작 연령이 빨라지고 있다. 환경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끼치지만
남성형 탈모의 근본적인 원인은 모발 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라
는 물질 작용에 있다. DHT에 유전적으로 민감한 경우, DHT가 모낭을 위축시키고 머리카락의 성
장을 방해하며 탈모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탈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초기 증상으로는 머리카락
이 점차 가늘어지고 평소보다 많이 빠지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뒷머리보다 앞이마와 정수리쪽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모발이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지게 되면 탈모증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증상들이 발견된다면 탈모를 의심해 보고 피부과를 찾는 것을 권한다. 조기에 치료할수
록 치료 효과가 좋은 만큼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탈모 유무와 증상의 원인을 정확
히 파악하는 것이 좋다.

2단계. 본인 증상에 알맞은 의학적 치료를 시작한다
탈모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다. 탈모 환자가 탈모방
지 샴푸나 민간요법 등 비의학적인 치료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모발 건강 또는 탈모 예
방에 도움을 줄 뿐 이미 진행된 탈모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정확한 탈모
원인 분석에 따른 본인에게 알맞은 의학적인 치료법을 전문의에게 추천받는 것이 좋다. 현재 의
학적으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치료법으로는 미 FDA 승인을 받은 제제인 먹는 약 프로페시아
(성분명: 피나스테리드) 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 뿐이다. 프로페시아는 남성형 탈모의 원인이 되
는 DHT 농도를 낮춰 탈모 증상을 호전시키는 약물로 복용 후 90% 환자에게서 탈모증상 중단을,
70% 환자에게서는 발모효과가 나타났다. 미녹시딜 제제는 두피에 도포하는 치료제로, 두피의 혈
액 순환을 도와 발모를 촉진한다. 이처럼 약물 치료를 통해 탈모 극복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의료
진의 진단으로 중기 이상으로 이미 탈모가 진행된 탈모 환자라면 모발 이식을 통해 탈모 치료 효
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모발이식은 탈모가 잘 일어나지 않는 자신의 뒷머리 부분의 모낭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식 후 3~6개월 정도 지나면 심어진 모근이 정착해 새로운 머
리가 자라나게 된다. 한 번 이식한 모발은 뒷머리카락의 수명과 같이 계속 자라므로 같은 부위가
다시 대머리가 될 염려는 없다. 하지만 모발이식술은 수술 받은 부위 외의 다른 부위의 탈모를
예방하는 방법은 아니다. 탈모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다른 부위에서는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
기 때문에 모발이식 후에도 추가적인 탈모 진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치료가 병행돼
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헤어 라인이 어색하게 변할 수 있다.

3단계. 탈모는 만성질환,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치료한다
치료 도중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판단해 치료를 포기하거나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어
약물 치료를 중단했다가 증상이 악화돼 다시 병원 찾는 탈모 환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효과가
없다고 섣부른 판단 하에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고, 성급한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된 조급한 마음은 오히려 장기적인 탈모치료의 장애가 될 뿐이다. 첫 술에 배
부를 수 없듯 탈모치료 또한 마찬가지이다. 남성형 탈모는 일시적 증상이 아닌, 한 번 시작되면
평생 진행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탈모 극복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수적이
다. 경구용 약물의 경우 3개월 이상 탈모 진행이 억제되고, 6개월 이상이 되었을 때 발모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바르는 약의 경우는 4~6개월 후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모발이식수술 역시 심은
모발이 다 빠지고 새로운 모발이 자라나 자연스럽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
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탈모 치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항래 원장은 “탈모는 의학적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므로 특별한 비법이나 왕도를 기
대하기 보다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기본에 충실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탈모 증상
이 의심될 때는 주저하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의학적인 치료를 권유 받고 꾸준
히 치료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