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일종의 신호를 보낸다. 통증, 이상 부위의 변형, 출혈이나 부종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무려 1,000만 인구를 괴롭히고 있는 탈모도 마찬가지다. 탈모를 알리는 신호에도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루 100개 이상의 모발이 꾸준히 빠지고, 모발이 점점 힘이 없어지거나 가늘어지는 증상은 탈모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신호다.
그런데 탈모를 알리는 여러 신호들 중 대다수의 탈모인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두피의 상태다. 특히 그 중에서도 두피의 색깔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두피의 색깔은 두피 건강 상태는 물론, 탈모의 징조를 예상할 수 있는 중요한 체크리스트 중 하나다.
이에 모발이식 전문 이규호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이규호 원장(미국모발이식전문의)은 “일반적으로 두피는 하얀색을 띄지만 탈모의 위험 정도에 따라 특정한 색을 띠는 등 각기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며, “두피 색깔에 따른 두피의 건강 상태는 탈모와도 직결되는 만큼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탈모 위험도별 두피의 색깔은 어떠할까? 먼저 두피 색깔이 우유처럼 창백한 하얀색을 띠고 있다면 탈모 위험도는 매우 낮은, 건강한 두피다. 수분과 유분의 밸런스가 맞기 때문에 모발이 자라나는 모공과 모낭 역시 건강한 상태며, 두피 표면에 노화각질이나 피지 산화물 등 이물질도 없다.
이와 같은 건강한 두피는 혈액순환과 세포분열이 왕성해 모공 주변의 조직이 볼록 올라오는 오름 현상이 보이기도 한다. 또한 모발의 색과 굵기가 일정하고, 한 모공에서 2~3개의 모발이 모주기에 따라 재생된다. 그러나 아무리 건강한 두피를 가졌더라도 탈모로부터 100% 안심할 수는 없다. 호르몬, 스트레스 등 외부 요인으로 탈모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두피가 누런 황색을 띤다면 탈모 위험도는 중에 해당한다. 두피가 누런 황색을 띤다는 것은 피지 분비가 과도하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즉 피지분비가 과도하거나 모공 주위의 피지 분비가 원활하지 못한 지성두피인 것이다.
지성두피는 두피 주위에 얼룩 현상이 생기며, 과도한 피지분비와 노화 각질의 영향에 따른 피지산화물이 두피에 누적되면서 모공이 심하게 막혀 있다. 그러다 보니 두피에서 냄새가 나고,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끈적임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를 방치할 경우, 막힌 모공으로 인해 혈액순환, 세포재생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염증이 생기거나 탈모로 이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두피가 붉은색을 띤다면 탈모 위험도는 가장 높은 상에 해당한다. 두피가 국소적 또는 전반적으로 연한 붉은 색을 띤다면 저항력이 약한 민감성 두피로 볼 수 있다. 민감성 두피는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있어 약한 자극에도 따갑거나 발열현상이 느껴진다.
반면, 두피 군데군데 진한 붉은색 홍반이 여러 개 있다면 이는 염증성 두피에 해당한다. 모낭염성 두피라고도 불리는 염증성 두피는 과도한 피지분비, 호르몬의 불균형 등으로 모낭에 세균이 감염되어 붉은색의 염증과 함께 딱지, 고름 등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민감성, 염증성 두피는 탈모로 이어질 확률이 가장 높은 만큼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두피는 건강 상태에 따라 특징적인 색을 띠고 그에 따른 탈모 위험도도 달라진다. 따라서 각 두피 상태에 적합한 치료를 통해 탈모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만약 누런 황색을 띠는 지성두피라면 피지분비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모공 세척과 혈액순환 촉진에 중점을 두고 관리해야 한다.
옅은 붉은색의 민감성 두피라면 두피의 청결과 세균의 예방, 번식 억제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진한 붉은색의 염증성 두피는 염증 부위가 번지지 않도록 염증 치료에 신경 쓰는 것은 물론, 염증 부위를 긁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평소 생활 속 관리도 중요하다. 아무리 건강한 두피도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탈모는 언제든 시작될 수 있다. 따라서 하루 한 번은 반드시 머리를 감아 청결을 유지하고, 과도한 피지 분비를 유발할 수 있는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등의 음식보다는 식물성 단백질, 제철과일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모발의 성장과 재생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하루 7시간 이상 충분한 숙면을 취해야 한다.
이 원장은 “탈모는 한 번 시작되면 완치되기 어려운 질환이므로 예방할 수 있을 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특히 두피 상태는 탈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평소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이상 증상이 있을 땐 망설이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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